‘노나메기’ 통일운동가 故백기완 선생의 어머니 이야기 “어머니의 삼팔선” (KBS 방송)

게시일 2021. 02. 15.
연작에세이 어머니 “통일운동가 백기완 - 어머니의 삼팔선” (2003.7.21-23 방송)
※ 故백기완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 ※

☐ 1부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채, 아직도 한반도를 둘로 가르고 있는 휴전선. 민족의 비극을 온몸으로 맞이하며 하나된 조국을 위해 평생을 바친 사람, 그가 바로 통일 운동가 백기완이다. 13세 나이로 어머니를 뒤로 하고 떠나온 고향 황해도. 눈앞에 두고도 갈 수 없는 그 곳, 어머니의 땅을 백기완은 꿈에서도 잊은 적이 없다. 그가 일생을 바친 통일, 그것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아들의 마음이었다.
통일운동가 백기완. 백발의 고희에도 그의 넘칠 듯한 기백은 변함이 없다. 13살 소년의 나이로 어머니 품을 떠나 60여 년이 지났지만, 기억 속 어머니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기만 하다. 어린 시절 유난히 잔병치레가 많았던 백기완. 사자가 제 새끼를 벼랑 끝에서 내몰 듯 어머니는 어린 아들을 강하게 키워냈다. 병약한 아들을 방안에 두는 대신 돼지 오줌보로 축구공을 만들어 밖으로 내 보냈고, 소화불량으로 고생할 때는 세찬 바람 부는 언덕에서 온 몸으로 찬바람을 맞게 하셨다. 그렇게 찬바람에 몸을 맡기노라면 거짓말처럼 체기가 가시곤 했다. 어머니가 있었기에 그간의 험난했던 여정도 모진 고문도 다 이겨낼 수 있었는데... 그런 어머니를 그림으로나마 복원해 보는 아들 백기완. 가슴으로만 품었던 어머니를 60여 년만에 만나는 아들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 2부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그래서 너도 잘살고, 나도 잘살되 올바르게 잘사는 세상. 그것이 백기완이 꿈꾸는 「노나메기」 세상이다. 그런 세상의 꿈은 바로 어머니가 주신 백기완 자신의 인생의 화두. 어린 시절 아침에 눈을 뜨면 내 집 앞을 쓸기 전, 먼저 남의 집 앞을 쓸게 하셨던 어머니. 명절이면 양식이 떨어진 백기완의 집 사정을 동네 사람들이 걱정할까 봐 어머니는 맹물을 끓여 굴뚝에 모락모락 연기를 피워올렸다. 그리고는 내 집에 들어온 음식은 모두 이웃과 함께 나누곤 하셨다. 동냥 온 거지에게도 방안에 밥상을 봐 주시던 어머니. 어머니에게 그들은 그냥 모두 더불어 사는 사람일 뿐이었다. 「노나메기」 운동의 일환으로 강원도에 마련된 조그마한 집터를 돌아보며 백기완이 꿈꾸는, 그리고 그의 어머니가 꿈꾸던 진정한 「노나메기」 세상을 만난다.

☐ 3부
분단된 조국, 백기완 그의 가족사 또한 분단된 우리 조국과 같다. 남에는 아버지, 작은형, 막내여동생, 그리고 백기완이 북에는 휴전선에 가로막혀 미쳐 내려오지 못한 할머니와 큰형, 큰누나, 그리고 어머니가... 큰형은 남쪽을 향해 내려오다 간첩으로 몰려 옥살이를 하고, 작은형은 국군으로 참전하여 전사하고 말았다. 총을 쏘지 않으면 내가 죽는 전쟁터이지만 차마 북에 계신 어머니의 가슴에 총을 들이댈 수 없어 아들은 하늘을 보고 총을 쏠 수 밖에 없었고, 그런 아들을 그리워하며 어머니는 날마다 피새우를 잡아 새로 찌개를 끓이고 아들을 기다렸다. 처절한 분단의 가족사. 백기완이 통일운동에 일생을 바친 것 또한 그런 이유다. 눈 앞에 두고도 갈 수 없는 고향 땅, 그곳에 어머니가 아직 살아계실 것만 같은데... 하루빨리 그 곳까지 철마가 달리길 꿈꾸며 백기완은 통일열차에 몸을 싣는다.

#백기완 #어머니 #실향민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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